앉는 것은 좌골로 서는 것이다
우리는 앉아서 쉰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두 개의 뼈끝으로 온몸을 떠받치며 서 있습니다. 좌골에 걸리는 압력과 그래서 필요한 움직임에 대하여.
나는 오래전부터 다소 이상해 보이는 문장 하나를 품고 살았다. 그것은 바로 "앉는 것은 좌골로 서는 것이다." 라는 말이다. 이 말은 움직임을 공부해 본 사람들에겐 이상할 것 없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고개를 갸웃하게 될 수 있는 말이다.
앉는 건 쉬는 거고, 서는 건 힘쓰는 건데, 그 둘이 어떻게 같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생각을 거의 그대로 설명해주는 좋은 영상 하나를 만났다. 보는 내내 '그래, 내가 하고 싶었던 표현이 이거였어!'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우리는 두 개의 뼈끝으로 서 있다
우리 엉덩이뼈 가장 아래에는 좌골이라는 두 개의 뾰족한 돌기가 있다. 의자에 앉는 순간, 상반신 체중의 대부분이 바로 이 좁은 두 점으로 모인다. 그러니까 우리는 앉아서 쉰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두 개의 뼈끝으로 온몸을 떠받치며 서 있는 것이다.
앉는다는 건, 두 발 대신 좌골로 서는 일인 셈이다.
32와 100 사이
영상은 여기에 숫자를 더해준다. 우리가 앉을 때 좌골에 걸리는 압력이 100~200mmHg 정도라고 한다. 1930년, 유진 랜디스라는 의사가 사람의 모세혈관에 바늘을 꽂아 그 안의 압력을 처음으로 쟀는데, 그 평균이 32mmHg였다. 우리가 앉는 순간, 좌골 아래 모세혈관에는 그 평균의 6배쯤 되는 힘이 걸리는 셈인 것이다.
그러면 혈관이 눌려 닫힌다. 피가 끊기고, 산소가 끊기고, 세포가 숨을 참는다. 우리가 "엉덩이가 저리다"라고 말하는 그 감각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세포가 산소를 못 받아 보내는 신호였던 것이다. 저리다는 건 몸이 '이제 좀 일어나 줘'라며 보내는 작은 외침이었던 것이다.
700만 년 동안 서 있도록 설계된 척추가, 의자를 만나 S자 곡선을 잃고 디스크 압력을 2배로 올리는 동안 벌어지는 일이다. 세계의 전문가들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새로운 흡연"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통계적으로 그 영향이 흡연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가 일어서야 하는 일
한국 성인은 하루 평균 9시간을 앉아 있다.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이다. 이번 영상이 특히 좋았던 건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방석도, 정교한 신소재도 압력을 나눠주는 데까지는 도와줄 수 있지만, '앉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는 어떤 기술로도 풀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가 일어서야 하는 일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내가 움직임을 설계할 때 붙잡으려는 원칙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어떤 근육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그에 대항하는 길항근도 반드시 함께 챙겨야 한다. 한쪽만 세게 당기면 건(힘줄)과 인대에 부담이 몰리기 때문이다.
앉아 있는 자세도 그렇다. 골반을 뒤로 말아 좌골에 모든 무게를 떠넘기는 동안, 우리는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반대편 근육들은 점점 잠들어 간다. 그렇게 균형이 무너진 자리에 통증이 들어서는 것이다.
그래서 답은 더 좋은 의자가 아니라 균형을 되찾는 움직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짜 쉼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움직임 세션에서 늘 이야기하는 건 거창하지 않다. 조금 더 편하게 숨쉬고, 조금 더 가볍게 움직이자는 것이다. 좌골에 갇혀 있던 무게를 두 발로 옮겨오고, 멈춰 있던 호흡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암과 동행하는 시간 속에서 자주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맞는 말이다. 다만 쉼이 곧 가만히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다. 진짜 쉼은, 눌려 있던 혈관에 다시 피가 돌고, 멈춰 있던 곳에 다시 숨이 닿는 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글을 다 읽었다면, 딱 한 가지만 실천해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딱 1분만 가볍게 기지개를 펴고, 천천히 숨을 쉬어보는 것이다. 좌골로 서 있던 몸을, 두 발로 세워줄 시간이다.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통증이 있으면 무리하지 말고 앉은 자리에서 발목만 움직여 주셔도 된다.
참고 문헌
- Landis EM. Micro-injection studies of capillary blood pressure in human skin. Heart. 1930;15:209–228. 모세혈관(세동맥)을 막는 데 필요한 평균 압력으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값이 32mmHg이나, 자세·체온·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져 보편적 손상 기준은 아님.
- Joint association of sedentary behavior and vitamin D status with mortality among cancer survivors. BMC Med. 2023;21(1):432. 미국 암 생존자를 분석해, 하루 6시간 이상 좌식과 비타민 D 결핍이 함께 있는 경우 전체 사망·암 사망·비암 사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남(관찰연구).
근거와 한계
이 글은 요가 해부학과 운동학을 공부하며 정리한 교육적 관점이며, 임상 지침이 아닙니다.
- 본문의 압력 수치는 인용된 문헌의 평균값이고, 개인의 자세·체형·건강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손상 기준으로 읽지 말아 주세요.
- "새로운 흡연"이라는 표현은 좌식 시간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비유이며, 흡연과 동일하다는 의학적 결론이 아닙니다.
- 인용한 암 생존자 연구는 관찰연구입니다. 좌식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어지럼이나 통증이 있으시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몸을 여러 렌즈로 나눠 보는 관점은 열두 가지 렌즈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함께 움직여 보고 싶으시면 라이브 세션 안내를 살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