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항근을 왜 함께 키우나요
주동근만 강해지면 관절은 한쪽으로 끌려갑니다. 움직임 설계에서 길항근을 놓지 않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움직임을 설계할 때 저는 주동근의 강화만큼 길항근의 강화를 중요하게 봅니다. 수업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라 한 번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주동근과 길항근
팔꿈치를 굽힐 때 힘을 내는 근육은 앞쪽의 이두근입니다. 이때 뒤쪽의 삼두근은 반대편에서 길이를 내어 줍니다. 앞이 주동근이면 뒤는 길항근입니다. 팔꿈치를 펼 때는 역할이 뒤바뀝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길항근이 그냥 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길항근은 속도를 조절하고, 관절이 갈 수 있는 범위의 끝을 지킵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엔진만 좋아지면 그 차는 더 위험해집니다.
한쪽만 강해지면 생기는 일
한쪽 근육만 반복해서 쓰면 관절은 그쪽으로 조금씩 끌려갑니다. 자세가 바뀌고, 바뀐 자세에서 다시 그 근육만 쓰기 좋아지니 편향은 더 깊어집니다.
그 상태에서 힘을 더 내면 어떻게 될까요. 근육은 굵어지고 회복도 빠릅니다. 그런데 건과 인대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혈류가 근육만큼 풍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상은 대개 근육이 약해서가 아니라, 근육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건과 인대가 감당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근력은 빠르게 늘고 결합조직은 느리게 따라옵니다. 이 시간차가 다치는 자리입니다.
회복기의 몸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치료 과정을 지난 몸에서는 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집니다. 오래 누워 있었다면 어떤 근육은 짧아진 채로, 어떤 근육은 늘어난 채로 굳어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약해진 곳을 강화한다"는 접근만 취하면, 이미 우세한 쪽을 한 번 더 밀어주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늘 짝으로 갑니다. 미는 동작을 했으면 당기는 동작을, 여는 동작을 했으면 닫는 동작을 같은 시간만큼 다룹니다. 화려하지 않고, 진도도 느립니다. 대신 안전합니다.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오늘 앞쪽을 썼다면, 뒤쪽도 같은 날 안에 다루기
- 잘 되는 동작보다 잘 안 되는 동작에 시간을 더 쓰기
- 힘이 아니라 범위가 먼저 — 갈 수 있는 만큼 가고, 그 끝에서 버텨보기
함께 해보아요
혼자 하시면 자꾸 잘 되는 쪽만 하게 됩니다. 짝을 맞춰 가는 리듬이 필요하시다면 수업에서 함께 해요.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읽는 관점은 내 몸은 지구다에 더 적어 두었습니다.